철제책꽂이를 거래하기 위해 옆동네에 갔다.
날씨가 유독 좋았고 가깝지만 여태껏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동네 구석 찾아가는 것도 좋았다.
어쩌면 전날 마신 술이 덜 깨서 그런 거였을지도 모르겠지만, 그 기분은 꽤나 오랫동안 갔다.
저녁에 넘쳐나는 설거지를 하면서도 살면서 별다른 이유없이
이렇게 행복했던 적이 있던가 생각했다.
내가 온전한 느낌이었다.
이유를 찾지 못해서 더욱 그 기분을 온전히 충만하게 느낄 수 있었다.
이상한 날이었다.